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온한 휴일 오후였다. 창문틈으로 햇살이 비스듬히 들어와 눈이 부셨다. 느지막이 눈을 비비며 일어난 미노루가 나른한 기지개를 켜며 거실로 걸어나왔다. 방문을 열어젖히고 나오자마자 거실 소파가 보였다. 웬일로 먼저 일어나 앉아 있는 쇼우네이가 눈에 들어왔다. 창 밖을 바라보는 그의 얼굴에도 따스한 햇빛이 내려앉아 있었다. 잘 잤어? 쇼우네이가 평소와 같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창 밖을 향해 있었다. 쇼우네이의 눈이 저를 향하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미노루는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그와 동시에 너는 잘 잤냐며 조금은 상투적인 인사를 마주 건넸다. 익숙한 몸짓으로 걸어가 쇼우네이의 옆자리에 앉으려던 그 때 커피포트 끓는 소리가 났다. 쇼우네이가 커피를 마시려고 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