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온한 휴일 오후였다. 창문틈으로 햇살이 비스듬히 들어와 눈이 부셨다. 느지막이 눈을 비비며 일어난 쇼우네이가 나른한 기지개를 켜며 거실로 걸어나왔다. 방문을 열어젖히고 나오자마자 거실 소파가 보였다. 소파 위에는 미노루가 앉아 있었다. 창 밖을 바라보는 그의 얼굴에도 따스한 햇빛이 내려앉아 있었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얼굴이 너무나 편안해 보여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잘 잤어? 라며 익숙한 인사를 건네는 대신, 숨을 죽이고 살금살금 다가갔다. 마침내 미노루의 한 발짝 뒤로 다가갔을 때, 쇼우네이가 두 팔을 넓게 벌려 미노루를 와락 안았다. 갑작스러운 포옹에 놀란 미노루가 어깨를 흠칫 떠는 것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유치한 장난에 성공한 어린아이처럼 쇼우네이가 키들키들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