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는 검은빛을 띤다
아카시라(을)를 위한 소재키워드 : 시곗바늘소리 / 후회 / 정장을 차려입고 오래된 옷에는 삶이 덧대어져 있다. 시간이 흘러 닳고 해어진 부분마다 감정이라 불리는 천이 기억의 실로 수놓아진다. 학창 시절 내내 입은 교복에 청소년 시절의 추억이 스며 있는 것처럼 옷마다 저마다의 시간이 녹아 있기 마련이다. 그 중에서도 검은 정장에 얽힌 건 특별하다. 그 안에 깊이 배어든 건 장례식장의 기억이다. 장례식장 안을 소용돌이치듯 메우는 감정들은 옷 속에도 흠뻑 배어들었다. 슬픔, 울분, 절망, 미련, 회한……. 그 모든 감정을 아우르는 것은 결국 후회다. 후회는 여러 부정적인 감정의 총체다. 살아생전 못다 한 말, 상처를 주었던 일, 미처 함께하지 못했던 순간에 대한 후회가 한 사람의 죽음 앞에 여러 갈래의 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