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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미션

누구에게나 이상형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시간차가 존재할 뿐 모든 이들은 나름의 취향대로 이상형의 모습을 그려나가며, 대개 십 대 초반에서부터 중반 사이에 어느 정도의 모습이 완성되곤 한다. 시라유키 미노루라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또래에 비해 유독 이성이나 청춘사업에 관심이 없는 미노루였지만 그에게도 막연한 이상형은 존재했다. 품 안에 쏙 들어올 만큼 자그맣고 말랑말랑해서 포옹할 때 기분 좋은 여자아이. 몸이 닿으면 따스하고 기분 좋은 샴푸 냄새가 나는 그런 여자애. 꼬리를 흔들며 반기는 강아지처럼 귀엽고 살가운, 그러면서도 점잖은 구석이 있는 애. 눈코입이 어떻게 생겼다거나, 목소리는 어땠으면 좋겠다거나 하는 구체적인 이미지는 없다는 것 정도가 여느 또래 아이들과의 차이점이었지만 취향이랄 게 아주 없는..

카테고리 없음 2023.05.11

사랑의 온도 - 2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온한 휴일 오후였다. 창문틈으로 햇살이 비스듬히 들어와 눈이 부셨다. 느지막이 눈을 비비며 일어난 쇼우네이가 나른한 기지개를 켜며 거실로 걸어나왔다. 방문을 열어젖히고 나오자마자 거실 소파가 보였다. 소파 위에는 미노루가 앉아 있었다. 창 밖을 바라보는 그의 얼굴에도 따스한 햇빛이 내려앉아 있었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얼굴이 너무나 편안해 보여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잘 잤어? 라며 익숙한 인사를 건네는 대신, 숨을 죽이고 살금살금 다가갔다. 마침내 미노루의 한 발짝 뒤로 다가갔을 때, 쇼우네이가 두 팔을 넓게 벌려 미노루를 와락 안았다. 갑작스러운 포옹에 놀란 미노루가 어깨를 흠칫 떠는 것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유치한 장난에 성공한 어린아이처럼 쇼우네이가 키들키들 웃었다..

기타 2023.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