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는 자신에게 득이 되는 경우에 한해서 이루어진다. 상대가 가진 재화를 그것으로 인해 자신이 누릴 편익보다 못한 값으로 구매하는 것이 거래의 본질이었다. 미노루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손해 될 거래는 하지 않는 것이 상인의 철칙인 탓에 자영업자 집안의 외동아들인 그는 그런 쪽으로는 다른 이들보다 민감했으면 민감했지 결코 덜하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표 값을 내고 시간을 들여 영화를 보는 일은 하등의 이점이 없는 거래였다. 그에게는 영화를 볼 돈으로 어묵이라도 몇 덩이 사 먹는 것이 훨씬 나았고 영화를 볼 시간이 있으면 잠이라도 자 두는 것이 몇 배쯤 유익한 선택이었다. 그간 그에게 함께 영화를 보러 가자는 제안을 해 온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럴 때마다 미노루는 여러 핑계를 대며 그들의 권유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