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라유키 미노루가 입을 열지 않은 지 약 삼십 분이 지났다. 원래부터 그다지 수다쟁이는 아니었던 그가 삼십 분간 침묵을 지키는 것은 애시당초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모처럼 그의 연인인 아카츠키 쇼우네이와 함께하는 여행 중, 그것도 구태여 찾아 걸음한 유명 관광 명소인 빌딩의 꼭대기에서 삼십 분간 입을 열지 않는 것은 모로 보나 범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런 그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단순히 침묵을 지키는 것 이상의 감정적인 신호를 눈치챌 수 있었다. 평소보다도 치켜올라간 눈매와 굳게 앙다문 입술, 날카롭게 툭툭 끊어지는 몸짓이 그가 말을 꺼내지 않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설명해 주었다. 한 마디로 그는 완전히 토라진 것이다. 본디 사람은 아름다운 것을 보면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어지기..